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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여순10.19사건주간 인문행사
  • 황소영
  • 2023-10-06 오후 5: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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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 10.19사건주간 인문행사

기억과 치유, 이제 평화의 빛으로 나아갈 때

 

맑지도 흐리지도 않은 1019일 오전 10, 순천 하늘에 일제히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는 멀리 바다와 산, 그리고 아파트 사이사이를 돌았지만 소리의 절반은 닫힌 유리문에 부딪혀 바람처럼 떠돌다 말없이 흩어졌다.

 

 

근데 참말로, 군인들 짐을 한번 져다 주고 그런 일을 당했다든지, 반란군 밥을 한번 해주고 죽었다든지, 그런 것도 아니여. 아무 죄목도 없는디 전부 다 모략으로, 모략으로 애매하게 끌려가 죽었다 그래요. 전부 다. (중략) 그러고 여순사건 신고를 한 것은 우리가 꼭 보상을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원한을 자식이 풀어줘야지. 법적으로나 국민들이나 누가 알아야지.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갖다가.”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가 펴낸 여순 10.19 증언록 <70여 년, 하루하루가 목숨 같은 시간이여>에 수록된 박창석 씨의 증언이다.

실제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제주4.3사건에 비해 여순 10.19사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순 10·19사건의 진실과 역사적 중요성을 기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된 여순 10.19사건주간 인문행사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억의 빛치유의 빛평화의 빛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과 더불어 여순 10·19사건 유족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여순 10·19사건의 진실을 마주함으로써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치유하고 위로하며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감의 장이 필요했다는 게 행사 주최 측의 설명이다.

 

지난 1018(), 여순사건 유족들과 시민, 문화예술인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촛불을 켠 캔들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여순 10.19사건주간 인문행사가 조례호수공원 수변무대에서 사흘간 펼쳐졌다.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소망이 으로 승화한 순간이었다.

 

전야제였던 첫날엔 피아니스트 박상욱과 첼리스트 이호찬이 참여한 캔들라이트 콘서트 with 클래식과 창작 음악극 강인한 꽃, 동백공연, 둘째 날엔 여순 10.19사건 교육포럼과 박근형 주연의 영화 동백상영, 마지막 날인 20()엔 순천청소년오케스트라, 세종무용단, 밴드 우물안개구리, 성악 듀오 베니앤프렌즈, 허윤정밴드, 앙상블 보니, 타악집단 일로 등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인문행사를 통해 유족들에게는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이, 나아가 시민 모두와 함께 새로운 희망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주최 측의 바람대로 행사는 순조롭게 막을 내렸지만 급작스레 추워진 날씨 탓에 시민 참여가 적었던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매년 멈출 수 없는 건 75년 전, 이 도시 일대에서 자행됐던 역사의 기억과 위로, 또 공감과 평화의 빛이 우리의 몫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2023 순천문화재단 홍보 기자단 / 황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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