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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순천부 읍성의 부활, 순천 문화재 야행 2021
  • 순천문화재단
  • 2021-11-25 오후 3: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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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순천에서 열리는 '순천 문화재 야행'은 올해에도 무사히 개최됐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많은 순천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방역 지침을 지키며 행사를 즐겼다. 또한 이번에는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야행을 즐길 수 있었다. 오프라인 행사는 순천부 읍성 남문터 광장 및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 11월 5일부터 11월 7일까지 진행됐다. 문화재 안내해설 투어, 각종 체험 프로그램, 포토스팟, 6개소의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연 등 문화재 야행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했다. 그리고 문화의 거리 일대에 위치한 갤러리들은 평소엔 오후 6시 즈음 닫지만 야행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저녁에도 문을 열어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장소가 된 곳들은 이와 같다.

-옥천서원: 조선 연산군 4년 무오사화 때 희생된 한훤당 김굉필을 추모하는 서원이다.

-순천향교: 훌륭한 유학자를 제사하고 지방민의 유학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이다.

-팔마비: 고려시대 지방관 최석의 청렴함과 민정을 살피는 덕을 기린 비다.

-행동 푸조나무: 500년 된 푸조나무 근처는 옛날의 관아터로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순천부 읍성: 고려시대 이후 순천도호부의 치소로써 도시의 중요 역할을 하던 곳이다.

-서문 안내소: 순천부 읍성의 서문터에서 세워졌으며, 순천의 역사를 이해하고 순천 시민들의 소통, 화합, 문화 공간이다.

-조지와츠 기념관: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프레스턴이 설립한 보통성경학원으로, 현재 1층은 병원으로, 2층은 조지와츠의 기념관으로 사용되고있다.

-매산관: 미국 남장로교에서 선교 목적으로 설립한 교육 시설로 순천의 대표적인 서양 근대 건축물이다.

-프레스턴 가옥: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프레스턴의 사택으로 건립되었으며, 지금은 매산여고의 교목실로 사용되고 있다.

-기독교 역사 박물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엽까지의 호남동부권 지역의 생활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유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순천부 읍성 남문터 광장 건물을 이용한 '순천문화재 빛의 향연'은 순천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미디어파사드 기법을 이용했다. 또한 수많은 모니터들이 설치되어서 순천의 문화재를 설명하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는 순천문화재야행 장터가 열려 사람들이 걸음을 멈춰 구경하곤 했다.

 장터 이외에도 만화그리기 체험, 장명석등 만들기, 호패 만들기, 순천 가을빛 물들이기, 푸조나무 칠보공예, 프레스턴 가옥 비누 만들기와 같은 체험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곳곳에 순천의 문화 명소, 한국의 문화예술 정보를 전달하고 쉽게 설명해주는 전시들이 있다.

 매산뜰 광장에서는 큐브 형태의 스크린에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흑백사진으로 바라본 순천 문화재들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시간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준다. 개인적인 의미도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역사적이고 공동체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

 야행 장소 곳곳에는 네온조명이 있는 포토 스팟이 있다. 사람들은 포토 스팟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네온 조명이 있는 곳은 모두 지도에 표시되어 있어서 곳곳마다 찾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총 6개의 공간에서 공연을 진행했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여도 여러가지 공연을 골라보는 게 가능했다. 한 두가지의 장르만을 공연하는 게 아닌 다양한 공연들이 문화재 야행에 함께 했다. 밴드, 색소폰, 퓨전국악, 성악, 포크, 통기타, 팬플룻, 대중가요, 오카리나, 아코디언, 하모니카, 전통무용, 팝밴드, 클래식, 판소리, 줄타기 등 원하는 공연을 선택해서 볼 수 있을 정도다. 11월 5일에는 한옥글방에서 순천 문화재 야행 토크쇼도 진행됐다. 가장 호응이 좋았던 공연은 단연 줄타기 공연이었다. 공연자와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며 즐기는 공연이 가능해짐에 다행일 정도로 상호소통적인 공연이었다.

 대부분의 장소들이 붙어있어 산책하면서 구경하기 좋았다. 하지만 조지와츠 기념관에서 프레스턴 가옥까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만 걸음을 멈추려다가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기독교 역사 박물관에 방문했다. 그곳은 활기로 가득했다. 어린 아이들이 달고나 체험을 하고있고 어른들은 조청을 바른 가래떡을 먹고 있었다.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주전부리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였다. 방문하는 이들에게 음식을 쥐어주려는 이들의 정이 따스했다.

 

 3일 간 진행된 '순천 문화재 야행'은 지루하던 일상에 색다른 경험을 줬다. 매년 진행되는 행사라서 이번에도 새로울까?하는 마음이 반 정도 있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새로운 공간,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찾아왔기에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시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꾸준하게 지속시키고 촉구하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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